빗방울 하나가
- 강은교
빗방울 하나가
창틀에 터억
걸터 앉는다
잠시
나의 집이
휘청 - 한다.
詩 의 여백 속에서는 간혹 빗방울 하나가 집채만 해지기도 한다
이런 순간 이면 나도 문득 詩가 뭔지 알 것같기도 하다.
작은 빗방울에 휘청 거리든 우리의 집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지만.
그 황홀 했든 순간이 잊히지 않아 자꾸 뒤돌아 본다
"나뭇잎 하나가 아무 기척도 없이 어깨에 툭 내려 앉는다.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너무 가볍다"
황홀한 거짓말
--유안진
"사랑합니다"
너무도 때묻은 이 한마디밖에는
다른 말이 없는 가난에 웁니다
처음보다 더 처음인 순정과 진실을
이 거짓말에다 담을 수 밖에 없다니요
한겨울밤 부엉이 울음으로
여름밤 소쩍새 숨너머가는 울음으로
"사랑합니다"
샘물은 퍼낼수록 새 물이 되듯이
처음보다 더 앞선 서툴고 낯선 말
"사랑합니다"
목젖에 걸린 이 참말을
황홀한 거짓말로 불러내어 주세요
- 燕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