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 강/창 가에 핀 꽃

2011란꽃이활짝

by 燕 山 2011. 4. 11.

       물방아 도는 내력

    우리 집 화초는 겨울을 모른다.

                                                      

    매운 바람에 겨울 나무 뼈마디는 얼음이 박히는데

    남향받이 우리 집 베란다에 화초들은 바깓 세상의 아픔을 모른다

    동백꽃 치자꽃 레몬나무 등 서로 젊음을 겨루고

   

    손녀 엉덩짝만한 잎파리 사이로 만세를 배우는 아기의 손처럼

    솟구치는 동백의 꽃송이 제 시절 만난 듯 호접 몇 그루에

    흰나비 호랑나비 나는데 연지곤지 찍고나온

    군자란의 시샘은 온 집안이 환하다.

 

    두어해전 잎사귀도 시원찮게 누군가의 손에 들려온 카틀레아는

    남국의 펠리컨 두 마리를 불러 않힌다.

    조롱박처럼 매달린 턱 투박하고 긴 부리 활짝 편

    두 날개 괴상한 생김새는 못난 자식 더 정이 가듯

 

    자식들 감기 들라 찢어진 작은 문구멍도 막으시던

    그 때 어머니처럼

    베란다 문틈을 때때로 점검한다.

 

                                                         최경신 詩集(내 안의 도둑)중에서 -

 

 

 

 

 

 

 

'건 강 > 창 가에 핀 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가에 미나리 밭  (0) 2012.01.17
동백꽃이피기시작  (0) 2011.11.08
어머니 떠나시든 날  (0) 2011.03.25
게발선인장 꽃  (0) 2011.01.17
2010 창가에 동백  (0) 2010.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