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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가있는 아침

사월에 걸려온 전화

by 燕 山 2010. 1. 25.

 

                옛 친구로 부터 걸려온 전화

 

   
사월에 걸려온 전화      
===============  
                  -- 정일근   
사춘기 시절 등교길에서 
만나 서로 얼굴 
붉히던 고 계집애 
예년에 비해 일찍 
벚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일찍 핀 벚꽃처럼 
저도 일찍 혼자가 되어 
우리가 좋아했던 
나이쯤 되는 
아들아이와 살고 있는, 
아내 앞에서도 
내 팔짱을 끼며, 
우리는 친구지 사랑은 없고 
우정만 남은 친구지, 
깔깔 웃던 여자 친구가
꽃이 좋으니 
한 번 다녀가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한때의 화끈거리던 
낯붉힘도 말갛게 지워지고 
첫사랑의 두근거리던 
시간도 사라지고 그녀나 나나 
같은 세상을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우리 생에 사월 
꽃잔치 몇 번이나 
남았을까 헤아려보다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 
그 눈물 감추려고 
괜히 바쁘다며 
꽃은 질 때가 
아름다우니 
그때 가겠다. 
말했지만 
친구는 너 울지, 
너 울지 
하면서 놀리다 
저도 울고 말았습니다.
                          --燕 山



 

 

사월에 걸려온 전화                       -- 정일근  사춘기 시절 등교길에서 만나      서로 얼굴 붉히던 고 계집애 예년에 비해 일찍 벚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일찍 핀 벚꽃처럼 저도 일찍 혼자가 되어 우리가 좋아했던 나이쯤 되는 아들아이와 살고 있는, 아내 앞에서도 내 팔짱을 끼며, 우리는 친구지 사랑은 없고 우정만 남은 친구지, 깔깔 웃던 여자 친구가 꽃이 좋으니 한 번 다녀가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한때의 화끈거리던 낯붉힘도 말갛게 지워지고 첫사랑의 두근거리던 시간도 사라지고 그녀나 나나 같은 세상을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우리 생에 사월 꽃잔치 몇 번이나 남았을까 헤아려보다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 그 눈물 감추려고 괜히 바쁘다며 꽃은 질 때가 아름다우니 그때 가겠다. 말했지만 친구는 너 울지, 너 울지 하면서 놀리다 저도 울고 말았습니다.                                                    --燕 山

 

 



 

 

 

 

 

 

 명자나무 꽃도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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