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걸 점심 값이라고
------------------------- 오늘 점심에는
사천원 짜리 추어탕을 먹고
천원 짜리 거슬러 오다가.
횡단보도 앞에서 까박까박 조는
남루의 할머니에게
"이것 가지고 점심 사 드세요."
억지로 받게 했드니
횡단 보도 다 건너가는데
"미안시루와서 이거 안 받을랩니다."
기어코 돌려주셨다.
아, 그걸 점심 값이라고
내놓은 내가 그제서야
부끄러운줄 알았지만.
할머니는 섭섭다거나
언짠은 기색 아니었다.
어릴때 먹지를 가지고 놀 때 처럼.
내 손이 참 더러워 보였다. --詩集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열림원)중에서
---燕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