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가있는 아침
선운사 동백숲에서
燕 山
2017. 12. 27. 18:22
선운사 동백숲에서
詩 김동규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것,
어쩌면 사람들만의 이야기일지도 몰라
사람들은 어리석어 살면서 죄를 짓고
그 값으로 돌아오지 않는지도 몰라
흐르는 세월이 바람으로 일어
꽃잎 떨구는 동백 숲에서
다시 필 날 물어도 대답할 겨를 없이
늦은 봄 날 동백 꽃잎 각혈하듯 지는데
알 수 없는 점자로 대답을 적어놓듯
동백나무 그늘에 들꽃들이 피어나고
비 그친 도솔암 들러 오던 안개구름
침묵처럼 켜켜이 선운 산을 덮는데
꽃잎 진 동백 숲, 동박새 한 마리
번뇌를 털어내듯 날개를 털고 있다
- 燕 山
선운사 동백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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