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가있는 아침

깃 털.삶의 지도

燕 山 2016. 7. 17. 18:34

 

 

 

 

 

깃 털

 

 

                     --백공 정광일

 

펄럭펄럭 자유를 향한 날갯짓

눈 들어보니 날개는 일출을 향해 솟구쳐 오르고

깃털 하나 자유를 찾아 지상으로 향한다

 

새 한 마리 날갯짓이 눈부시다

속박이 싫어 깃털은 날개를 떠났지만

그 집합이 비상을 도왔음은 부정할 수 없다

나락으로의 추락, 오로지 깃털의 몫이다

 

하나의 나는 비상할 수 없다

자유는 얻을지 모르지만

바람과 세상의 질서 앞에 자유는 필요치 않은 것

 

깃 하나를 주어들고 바람의 냄새를 맡는다

세기를 넘어온 진화의 향기 속에

화합과 협동, 공생의 진리가 공명(共鳴)되어온다

 

원대한 꿈을 가진 자 여럿 속에서 하나가 되라

한 여럿이 내가 되었을 때

그 꿈은 이뤄지리니

 

 

 

 

 

 

 

 

삶의 지도

삶의 지도

 

                     백공 정광일   

 

현실 도피를 위해 떠나려는

시외버스터미널               

        길을 잃은 개미와 우연히 만났다 

 거대한 인간의 발길이 생명을 위협하는 곳에서

그려놓은 지도마저 지워져버린 막막한 현실

나침반도 없는 절망적 탈출시도가 눈물겹다

 

많은 차들이 떠날 승객을 기다리는 승차장

위태롭게 보이는 저 개미의 모습이

누군가에게 비춰지는 내 모습이리라

 

삶이 힘겹다며 당장 저 차를 타고 떠나도

벗어날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 않은가

그래, 도피하기 보다는 부딪쳐 보는 거다

까짓, 저 개미보다는 내 처지가 더 낫잖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