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먼 길을 떠나던 날
청와대 뜰에 붉게 피었던 백일홍과
숲속의 요란스러운 매미소리는
주인 잃은 슬픔을 애닯아하는 듯
다소곳이 흐느끼고 메아리쳤는데
이제 벌써 당신이 가고 한 달
아침 이슬에 젖은 백일홍은 아직도
눈물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
매미소리는 이제 지친 듯
북악산 골짜기로 사라져가고
가을 빛이 서서히 뜰에 찾아드니
세월이 빠름을 새삼 느끼게 되노라.
여름이 가면 가을이 찾아오고 가
을이 가면 또 겨울이 찾아오겠지만
당신은 언제 또다시 돌아온다는
기약도 없이 한 번 가면 다시 못오는
불귀의 객이 되었으니
아 이것이 천정의 섭리란 말인가
아 그대여,
어느 때 어느 곳에서 다시 만나리.
<1974년 9월15일> 박정희
우리집/여름 풍경
목백일홍{배롱나무}
燕 山
2011. 8. 13. 14:26
백일홍 - 1974.9.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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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국악놀이마당 쌍둥이자매의 가야금병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