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고 시 조

눈 마자 휘어진 대를 ~

燕 山 2009. 4. 3. 17:46

              

             

   

눈 마자 휘어진 대를 ~ - 원천석 - 눈 마자 휘어진 대를 뉘라셔 굽다탄고. 구블 節이면 눈 속에 프를소냐. 아마도 歲寒高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청구영언, 동가선> 눈 맞아 휘어진 대나무를 보고 누가 굽었다고 하는가 ? 굽혀질 절개라면 차가운 눈 속에서 푸르게 서 있겠는가 ? 아마도 한겨울의 추위를 이겨내는 높은 절개는 너뿐인가 하노라. ---燕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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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골테마공원에 전설의고향을 촬영하면서 만든 집인데,

그대로 뒀다고하는군요.

대나무와 초가집이 참 잘 어울립니다.

                       

                        눈 마자 휘어진 대를 ~                      - 원천석 -


        눈 마자 휘어진 대를 뉘라셔 굽다탄고.

        구블 절(節)이면 눈 속에 프를소냐.

        아마도 세한고절(歲寒高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청구영언, 동가선>

 

            눈 맞아 휘어진 대나무를 보고 누가 굽었다고 하는가 ?

            굽혀질 절개라면 차가운 눈 속에서 푸르게 서 있겠는가 ?

            아마도 한겨울의 추위를 이겨내는 높은 절개는 너뿐인가 하노라.

 

 고려 왕조가 몰락하면서 유신(遺臣)이 된 작자가 원주 치악산에 들어가 두 왕조를 섬길 수 없음을 지조있  게 노래한  작품이다.

 

여말선초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두 왕조를 섬길 수 없다는 유학자적 곧은 충절은 시류(時流)에 부동(不動)하는 무리들의 핍박에 더욱 고절(孤節)을 돋보이게 한다.

초장의 ' '은 새 왕조에 협력을 강요하는 외부적인 압력을 비유하고, ' 휘어진 대'는 그러한 눈 속에서 고통과 시련을 견디어 내는 힘든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중장은 설의적 표현으로 '지절(志節)의 정신'을 나타내며, 종장의 ' 세한고절'을 통해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끝까지 굽히지 않을 화자의 신념이 직접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고려 유신의 굳은 절개를 드러낸 중·종장의 구절은 <논어>의 " 歲寒然後 知松栢之後凋 : 날씨가 차가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안다 "는 구절과 일맥 상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