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마자 휘어진 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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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블 절(節)이면 눈 속에 프를소냐. 아마도 세한고절(歲寒高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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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맞아 휘어진 대나무를 보고 누가 굽었다고 하는가 ? 굽혀질 절개라면 차가운 눈 속에서 푸르게 서 있겠는가 ? 아마도 한겨울의 추위를 이겨내는 높은 절개는 너뿐인가 하노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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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왕조가 몰락하면서 유신(遺臣)이 된 작자가 원주 치악산에 들어가 두 왕조를 섬길 수 없음을 지조있 게 노래한 작품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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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말선초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두 왕조를 섬길 수 없다는 유학자적 곧은 충절은 시류(時流)에 부동(不動)하는 무리들의 핍박에 더욱 고절(孤節)을 돋보이게 한다. 초장의 ' 눈'은 새 왕조에 협력을 강요하는 외부적인 압력을 비유하고, ' 휘어진 대'는 그러한 눈 속에서 고통과 시련을 견디어 내는 힘든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중장은 설의적 표현으로 '지절(志節)의 정신'을 나타내며, 종장의 ' 세한고절'을 통해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끝까지 굽히지 않을 화자의 신념이 직접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고려 유신의 굳은 절개를 드러낸 중·종장의 구절은 <논어>의 " 歲寒然後 知松栢之後凋 : 날씨가 차가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안다 "는 구절과 일맥 상통한다.· |